삶은 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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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94회 작성일 16-09-19 20:25본문
삶은 콩
콩을 꼬투리 째 삶았다
양푼이 가득 따뜻한 김에
세상이 다 넉넉해졌다
한 손으로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
꼬투리를 밀며 콩을 먹는데
미끌
어머니 삶은 콩 한 알을 놓치셨다
어머니 나를 내려 놓고
이리저리 콩을 찾으신다
나를 놓치고
세상을 놓치고
콩을 놓쳤다는 기억마저 다 놓치시고는
어머니 내 앞에 멍하니 앉으셨다
내가 얼른 그 콩을 찾아
왼 손에 살며시 올려 놓았다
어머니 천천히 나를 따라와
씩 웃으시고 돌아가신다
콩 한 알로 건너가는 넉넉한 오후
세상은 어머니와 삶은 콩 한 알로
충분히 아름다워졌다.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좋다는 생각 듭니다
저는 언제 이런 시, 쓸 수 있을까요?
박시인님 시는 이렇듯 좋네요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진이냐... 나훈아냐...
그 차이 아니겠습니까~
어느게 옳은 게 아니라~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의 삶은 콩
어릴적 메주콩 삶은 날
콩 실컷 먹는날
먹고 또 먹고 밤새 설사
그래도 콩 삶는 날은 잔칫날
해 마다 메주콩 삶는 날 기다렸다
먹을 것 없든시절
벽에 매달아 놓은 메주콩
조금씩 떼어 먹는 맛 참 맛있다
가끔은 생각이난다
엄마 생각도 난다
주신시 향기
추억속에 살며시 웃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건 필하소서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메주 달던 날 기억납니다~
가마솥 가득~~ 누런 콩을 삶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