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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후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0회 작성일 16-10-13 21:55

본문

  

   새로운 출발

 

                             박 비 호

 

생업의 전쟁터 누빈지

서른여섯 해만에

끝없는 욕망의 길 뒤로하고

바닷가에 조그만 둥지 틀었습니다

 

날아가 버린 나의 시간 뒤돌아보니

바른 길 대신 굽은 길 더 많이 다녔고

날아오는 총탄을 피하기 위해

적군의 바짓가랑이 사이를 기어 다닌 경험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내일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세 번 몸 푼 아내는

허기진 삶의 현장 누비며

천사 같은 맏며느리 노릇했지만

모두들 세월의 상흔만

아내의 몸에 빼곡히 쌓아놓았지요

 

지나온 세월에 대한 회한인지

살아남은 자의 기쁨 때문인지

아내가 눈물 글썽입니다

하지만 바닷가 오막살이

두 팔 벌려 우리 부부 감싸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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