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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의 일기-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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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 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05회 작성일 15-07-08 07:19

본문

[샐러리맨의 일기-11]
 



  이 작자의 일기는 뒤죽박죽이다, 시를 쓴답시고 습작기에 하루에 서너 편 쓴 적도 있었지만, 이전엔 손을 놓고 한두 달을 헛바람처럼 뜬구름처럼 날려 보낸 적이 허다했으니

  허송한 세월에 늘어뜨릴 넋두리감이야 바닷물로 쏟아 부을 만큼 꽤 많았겠으나 앞장에서 봄날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했으니 보잘 것 없지만 습작기 작품 중 계절을 훔친 몇 편이라도 슬쩍 이 일기장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11-1. 제비들의 악보

 

 

도시의 전신주에 그려진 오선지엔 마냥 신이 난 제비들
턱시도를 차려입고 오르락내리락 음계를 꾸미네


날개 반을 펴면 반음이요, 반을 접으면 반쉼표
날개를 다 펴면 온음이요, 다 접으면 온쉼표

마디마다 박자에 맞추어 줄서고 줄 바꾸며
박자가 어긋나면 갸웃갸웃 다음 마디로
봄의 노래를 지으려는 제비들의 정성
퍽이나 부산스럽다


제비들이 작곡한 악보가 완성되는 날
저들은 저들의 자작곡을 연주하겠지
그때 나는 멋지게 지휘하리라

이 봄날의 교향곡을,


이 계절의 친구들 모두 불러 모아
다함께 힘차게 부르리라


봄노래를,


11-2. 사월야상춘제四月野賞春祭


 

유~세차!
어느 해 봄 축제는 윤달이 끼어 기일을 늦추었단다


너른 들판 통째로 젯상을 꾸민다
상포床包로 펼친 들풀들
푸릇푸릇하다
늦도록 포실포실 뜸들인 벚꽃들
멧밥으로 나섰다
개울가 송사리들 스스로
갱거리란다
차례차례 신위神位 수대首帶로 오른다
저수지 물고기들
생선과 같은 신세라며 쟁반을 찾아 드러누웠다
봄비 찾은 개구리들
편육으로 제 한 목숨 바치겠단다
어동육서魚東肉西에 따라
진설을 한다
갓 피어난 봄꽃과 들풀들
찌고 무쳐 떡이 되고 나물이 되고
차곡차곡 담금질이다
접시와 보시로
철쭉 진달래 산수유 개나리 살구꽃 목련화
하고많은 무명초니 산유화들
홍동백서紅東白西로 줄섰다


기일 따라 찾아든 벌과 나비들
서로들 친척이 아니랄까
나풀대고 앵앵거리며 춤추는 날갯짓들
참으로 정겹구나

너도나도 축제에 여념이 없단다
정성껏 향을 피우느라,


분위기에 휩쓸린 어느 상춘객

얼떨결에 큰절을 하고 있다

중얼거리며



11-3. 계절의 전령



  지난겨울 매몰차도록 차게 무장한 무리를 이끌고 거친 숨소리 거세게 내쉬며 매섭게 엄습하던 계절의 전령은 게슴츠레 잠시 내밀었던 어설픈 봄기운마저 무참히 짓밟더니 이제 초록이 치렁치렁한 여름을 향해 숨 가삐 내지르고 있습니다

  그 전령은 금세 다가올 여름조차 무시하고 그림자처럼 짓밟으며 허접하게 풍월이나 읊는 가을로 전력 질주하겠지요

  설령, 내가 죽어도 이 세상이 멈추지 않는 한, 
  호시탐탐 사계절의 기운을 염탐하며,
  또 다시 봄여름가을겨울을 알리며,


11-4. 가면 쓴 여인들



오랜만에 시원스럽게 흐르는 유등천 물줄기 무척 반갑다
오가는 걸음 사이사이 가면들이 수상타
슬그머니 훑어보니 여자들은 확실한데
분명한 건 젊은 여인네들 도무지다
훑고 훑어도 온데간데없다

 

여학생들 책 씨름하느라 올 틈이 없었겠고 아가씨들 남친이 꼬드김에 붙들렸겠고

젊은 아낙들 살림 챙기느라 바쁘실 테니 여기 오가는 건 할멈들뿐이겠구나

그럴 리 없다, 그렇다면 어찌 된 영문일까, 이 사람들 다 젊은 여인들일까

아니면 무슬림일까, 젠장 '까'를 문 닭의 꼬리가 점점 길어진다
언제부턴가 그랬다더라, 평생 늙고 싶지 않은 여인네 한 두 명이 쓰던 것
유행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여인네들 밀물 썰물 안 가리고 우르르

쓰기 시작했다더라
그것도 그럴 것이 예쁜 살갗 자외선에 해칠 염려 없어 좋겠고
화장 안 해도 못 생긴 민낯 가려 좋으니 일거양득이라나
(아마도, 저 미모를 제대로 훔칠 작자는 거울 뿐이겠지만...)


오늘 같은 땡볕 여름엔 어딜 가서 젊은 여자들 꼴이나 볼까
어쩌다 여인들 그림자조차 멀쩡한 시선을 무시하려는구

오가는 발자국만 힐긋힐긋 흘기고 있으려니

무심코 물속을 헤엄치던 피라미 족속들
천변 풀숲을 수놓던 들풀과 나비들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어대는데
이래저래 정처 없는 정객
머무를 곳이 없구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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