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지해안광바우약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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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681회 작성일 16-12-31 06:10본문
미우지해안광바우약천보
고깃배가 벌써 미기를 잡아 들오는 겨울
아이들이 다 커 둥지를 떠난께나
나에겐 두칸방 전셋집도 헐겁다
다행히 옆구리 늘 태평양을 품고 사는 나는
부족한 잠쯤이야 잊고 아내를 동행한 산책이 좋아라
"삶은 허공에 날려 쓰는 3" 갈매씨의 행위예술도 보고,
봄 오면 괜찮아 길섶 강아지풀 건사(乾死)한 주검도 만지고,
적벽대전이 이보다 더했을까?
수십만 장어 포로를 육지에 쏟는 소리도 듣고,
산을 지워 팔고 사는 부동산 끝장은 흘리고
내가 이렇게 유유히 시간을 꿰매는 사이
착한 아내가 내 팔짱을 낀다
나는 다정을 얼른 눈치채고
그래, 진달래꽃 입에 물던 곳까지 가자
가서, 그 연지 흐드러졌던 군락 아래 광바우로 서자
추락주의 경고판도 쪼아대는 까마귀처럼
바다에서 푸른 술병들이 달려들어
희디흰 가루로 부서지면
우리도 힘껏 하늘 자전거 발판을 젓자
*미기 : 물메기의 통영 사투리
*떠난께나 : 떠나니까의 통영 사투리
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존경하는 문우님들, 올 한해 고마웠습니다.
정유년 새해를 맞아 가내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시지요, 잘
어느 누구의 표현을 빌리면
백석의 뺨따구를 후려치고도 남겠네요.
아, 통영
새봄에 다시 잔 맞대기를
모의하고 있습니다.
뵙겠습니다, 곧
고현로2님의 댓글
고현로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시 멋지군요.
특히나 진달래꽃 입에 물던 곳이라든가
하늘 자전거, 교복의 파도, 하얗게 부서지는 혁명...
적벽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혁명을 꿈꾸는
한 젊은이의 모습이 선합니다.
밝아오는 새해에도 더욱 건강히 살찌시고
착한 사모님 오백 년 더 사시고
자녀분도 대성하시길 빌어 마지않습니다.
난로보다 따뜻한 시, 감상 잘 하고요.
갈매기처럼 ^^ ^^ ^^ ^^ .. <--이건 갈매기 똥
눈웃음 지으며 날아갑니다.
초보운전대리님의 댓글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내가 하고싶은 일상들을 잔잔하게 풀어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날 나단치는 것같아 아내를 바라봅니다 새해레는 대운이 들어 만사형통되시길 역시 동파랑님은 시 잘적습니다 짱입니다
고나plm님의 댓글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참으로 오랫만이네요
동양의 나폴리 통영에 사시는 모양이군요
그곳은 시가 절로 남실거릴 듯 합니다
오늘 이렇게 멋진 시 읽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해 잘 마무리 하시고 건필하소서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 한 해, 시인님의 시를 접할 수 있어
많은 걸 느끼고 배운 점도 많았습니다
병신 같은 년때문에
정말 병신스러웠던 한해도 저물어 가네요
정유년 새해엔 좋은 일만 있으면 합니다
귀한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