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꼰 내 인생 / 심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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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5회 작성일 17-02-06 14:52본문
내가 꼰 내 인생 / 심월 이상원
봄이 들어산다는 입춘날에
대천에 가는 길에 잠시잠깐 부부동반으로 친구를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전에 터져버린 사소한 말싸움
어쩜 이리도 안 맞아 돌아가는 지...
몰래 눌려있던 것들이 여기저기 사방천지 뛰쳐나왔다
서로가 서로에게 지옥이었던 것 같다
상관하지 말고 나좀 내버려두라는 말이 고까웠던지...
되로 주고 말로 받는 말이 천근처럼 무겁다
남들은 행복이 겨워서 하는 모양새라며 코대답도 않는 데
무슨 질긴 인연이라고 넋두리가 쌓이는 지
하루 중 잘 해아 아침 한 끼 같이하는 데
쩝쩝거린다느니 국물을 흘린다느니 밥풀이 입가에 묻었다느니
코를 훌쩍인다느니 지옥이다 5분이면 먹는 밥이 오천년이다
밥먹는 데는 개도 안 건든다는 데...자기 밥이나 먹지 왠 잔소리야!
삼십이년을 똑 같은 소리 듣는 나는 죽을 맛이다
그게 못마땅하다고 까발겼다가 메가톤급 융탄목격을 당했다
따로 밥먹자고 제안했다가 라면하나 끓여먹고 버티고 있는 데,
온다간다는 말도 없이 오지않고 있다
가뜩이나 손님하나 기웃거리지도 않는 데
난데 없이 멀쩡하게 생긴 청년이 가게로 들어서더니 냅다
장애인증을 내밀고 비누하나 내놓으며 2천원이란다
옹알이하듯 원래는 삼천윈인데 2천원만 받는 거란다
멀쩡한 내가 너보다 못하니 벝금으로 하나 사마
유통기한 지난 오이비누 달랑 한 장 놓고 간다
아! 내가 꼬아놓은 내 인생이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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