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12) 외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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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운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94회 작성일 17-04-14 10:36본문
외할머니
어룽거리는 기억을 굴려보면
커다란 파문이 번지는지 자꾸만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평생 모자란 밥을 나눠 먹던 얼굴도
어느 날 불쑥,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이 되어
밥상머리가 자주 사나워집니다
하루 지나고 나면
당신은 더 알 수 없는 시간에 닿아 있고
치유할 수 없는 통증에 날마다 신음하는 내력들이 있습니다
생명줄이 길다는 당신과 엄마와 딸의 손금을 다르게 해석하고 싶어집니다
당신의 머릿속에는 깜빡거리는 백열등이 몇 개나 있습니까
까맣게 지워버린 나날과
죽을 때까지 잊지 않겠다는 불온한 결심의 빛들이 뒤섞여
형체 모를 오늘이 내일로 흐르고 있습니다
당신은 자주
당신을 불러놓고 수다스러워집니다
차가운 뒤란의 언어들이 방 안 가득 떠다닙니다
지금은, 타인의 계절입니다
댓글목록
소낭그님의 댓글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젠 나이도 제법 있는데 외할머니에 대해선 양철북처럼
의식의 성장이 멈춘 것 아닐까 그런 생각 자주 합니다.
할머니와는 또 다르게 외진 느낌의 외할머니.
늙은 엄마 같던 외할머니와의 기억을 새삼 떠올려보네요.
까불거리는 저의 글보다는 아릿 저릿한 자운0님의 글은
여러 번 되읽기를 만드는 여운이 있구나 합니다.
취미로 접근하는 시편이시겠지만
어떤 날은 환한 박수를 받으시길 염원합니다.
자운0님의 댓글의 댓글
자운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낭그 님은,
어느 유행가 제목처럼 유쾌 상쾌 통쾌한 분인 것 같아 마음이 기웁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