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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두면을 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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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주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15회 작성일 17-05-15 00:54

본문

라두면을 끓이다 / 이주원

 

고등학교 시절
개량한복 입은 수학선생님이 있었다
풀이하다 말고 뜬금없이 던지는 그의 농담에서
웃음의 좌표를 찾기란 꽤 힘든 것이어서
그 순간만큼은 다들 범생이가 된다
 샘 진도 나가요 샘 진도 나가요 샘 진도 나가요
라는 말이 교실을 가득 메우는 진풍경은
이때가 아니면 좀처럼 보기 힘들다
우리 말이 들리지도 않는지 그칠 줄 모르는
우스개의 래퍼토리는 다음과 같다
 ……사이의 거리를 b라 두면, 라, 두, 면?
 라두면은 라면이랑은 좀 다른 긴데 맛이 아주 좋그든
 자 그럼 이제 다 같이 맛있는 라두면을 끓여보자
 먹고 싶은 사람 있으면 손 번쩍 들어봐, 아무도 읎나?
혼자만 재밌는 개그를 수식처럼 전개해나가며
흐뭇해하는 중년은 마치 어린아이 같았다

 

할 것도 없고 한 것도 없이
대학졸업을 앞둔 나날
자취방에서 혼자 라면이나 끓이다가
썰렁하기만 하던 그 농담을 떠올려본다
나도 유치해진 건지 뒤늦게 피식 웃으며

뜨거운 김으로 어른거리는 선생님께

손을 번쩍 들어 보인다
무엇을 x라 두면 되는 건가요
무엇을 y라 두면 되는 건가요
구해야하는 게 무엇인지 알지 못해도
이 방정식을 풀 수 있나요
답변을 기다리는 내 귓가에는
 샘 진도 나가요 샘 진도 나가요 샘 진도 나가요
동창 녀석들 목소리만 환청으로 수렴하고
현실로 돌아온 내 눈앞에는
냄비뚜껑 틈으로 가쁜 숨 몰아쉬는
라두면이 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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