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말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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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754회 작성일 17-05-23 22:36본문
그래도 말을 해야 한다
영혼을 갉아먹던
어둑한 쾌감이 남겨놓은,
그 현란한 정적(情迹)들을
이젠 그만 바라 보아야 할 것을
저어기 고향으로 가야하는
녹슨 철길 옆에서
땀 흘리며 씨익 웃는 노동자의
하얀 이빨이 차라리 아름답지 아니한가
충충(沖沖)한 세월 속에
잊혀진 소망과 분노를 찾아
송곳같은 정신으로 근육이 떨리는,
구리빛 피부의 단순한 벌거숭이가 되어
죽음에 익숙해진 나태한 영혼을
분발시키고 싶어
그리하여,
용기로운 자의 굳건한 눈으로
비천한 만족을
모골이 송연(悚然)토록 뚫어지게 읽어보고
그것이
다시는 우리를 찾을 수 없게
망각의 세계로 깊숙히 잠 재우고 싶음은
보라 !
어둠 속에 빛나던 빛이
달콤한 파멸의 동굴에서 기어나와
이제는 따뜻한 빛의 존재로 숨죽이며
주인을 기다리고 있지 아니한가
쓰디 쓴 인내의 언덕을 넘어
빳빳한 지폐의 우상(偶像)에
묵묵히 망치질 하려는,
어쩌면
아름다운 절망과도 같은
우리의 순수한 행로를 비추기 위해...
- 안희선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떤 숨은 기상이 꿈틀대는 명시앞에
잠시 자신을 돌아보며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시라고 하시니..
오히려 瞑詩가 아닐런지
너그럽게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두무지 시인님,
육손님의 댓글
육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시네요. 아름답습니다.
한글이 아름답게 느끼게 하는 시 입니다.
헌데 저는 시인님에게 기대를 무지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는데요.
없네요.
처음하고 끝하고 같습니다.
시인님이 시를 쓰는 사람인지 아닌지 스스로 판단 해 보세요.
왜 시를 쓰시는지
사기 이거나 아니면 외롭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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