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검정 손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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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776회 작성일 17-05-24 09:03본문
어머니의 검정 손가방 / 최 현덕
한 움큼 흘린 눈물방울 위에
창살을 비집은 오후의 햇살이 머문다
염색해 드린 다음 날
사그라지는 유품, 검정 손가방
어머니의 염색 도구가 가지런하다
주인 잃고 덩그러니 남아
갈피 못 잡는 유품 속을 들여다보는 나는
명치끝에 걸린 말의 씨앗을 쓰러내린다
어머니는 “몇 번이나 더 해 줄래?” 물었고
나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하고 내 뱉었다
흰머리를 감추기 위해 늘 수건을 쓴 어머니
유년의 내 기억을 들추면,
어머니 머리에 물들여 주던 시간이 유영(遊泳) 한다
서글프면서도 입가에 미소 머금게 하는 시간들
어제 오후, 어머니 정수리에 세월의 금이 보였다
그 금을 지우느라 솔질을 덕지덕지 하면서
왠지 두려웠던 건,
성성한 백발이 이 못난 자식 걱정 때문이었을...
어머니와 함께 머리에 물들이던 시간이
훠이훠이 먼 산을 넘을 때,
‘백 살까지만 해 드릴께요’ 할 걸, 껄, 껄, 껄...
후회의 눈물방울이
명치 끝에 걸린 말의 씨앗에 아롱진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님 머리결을 다시 보듬으셧군요
껄껄로 승화하여...
백발성성한 기억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맙습니다. 퇴고 글에 귀한 걸음까지...요
내 글은 보면 볼 수록 홀딲 벗은 내몸 같아서 창피합니다.
겉 옷을 입혔습니다. 그래도 아직...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즈음 따라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가슴 찡한 사연이 저 먼 세상 속에 회자하듯
정이 묻어나는 글로 가득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부모에 대한 생각은 마찬가지,
가슴에 담고 표현을 자제하는 모습 입니다.
백발이 자식 걱정이라는 생각, 우리는 수많은
시행 착오와 짐을 부모님 께 지워 저승으로 보낸
불효한 사람들인지 모릅니다
감사 합니다. 평안을 빕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좀, 허접한듯 하여 새옷을 입혀드렸습니다.
고맙습니다. 퇴고 글에까지 격려를 주셔서....
좋은 하루되세요. 두무지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도 어머니의 머리 염색을 한 번이라도
해드렸으니 효자입니다.
지금 생각하면서 그거라도 해 드렸더라면
후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
최현덕님의 댓글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 시인님!
고맙습니다. 답신이 너무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어머니 머리염색을 더 해드리고 싶어서 옷칠을 다시 했습니다.
퇴고 글에도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추시인님의 성의에 감사드립니다.
복된 하루 되소서!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현덕 님
안녕 하세요 우리 아우 시인님! 방가 반갑습니다
수없이 또 읽고 또 읽어 봐도 효성 지극한 우리 시인님의
사연에 감동으로 머뭅니다
바쁜 틈 다 저치고 창방의 활동에 찬사를 보냅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행보 되시옵소서
최현덕 우리 아우 시인님!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이쿠, 우리 은영숙 누님!
정말로 송구합니다. 부련한 몸으로 오셨다 가셨는데, 이렇게 늦어서요.
누님의 염려지덕에 이곳 행사도 잘 진행되고 있고 무탈하게 치뤄지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복된 하루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건강하세요 울 은영숙 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