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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어느 한가한 주말 오후

                            정휘종

오늘따라

바람은 한가한 척 천천히 불고

오후 햇빛의 온도는 평범하다.

창밖에는
좁은 골목길을 빠져나가는
소형차 바퀴 닿는 소리
암호처럼 나직이 들려오고
심산유곡처럼 인적은 적적하다.
늘, 새벽잠이 없는 나는
피곤한 동공 꾸벅꾸벅 졸다가
다시, 가다듬기를 반복하다가

시 같지 않은 시 쓰다가

졸다가, 쓰다가
3단, 선풍기 바람을 이겨내지 못하고
구석쪽에서 펄럭거리는 비닐봉지

분주한 움직임에 더위를 잊는

평범하고 시원한 주말 오후가

모처럼 한가하게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