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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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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13회 작성일 17-06-29 07:08

본문

6월의 전투 / 정석촌

녹색 기둥 사이로 얼기설기 줄 놓으며

다가서길래

손을 드니 말없이 사라졌다 첫날

바람벽에 그물망을 팽팽하게 쳤길래

어이없어

손사래쳐 쫓고 말았는데 둘째 날

네 기둥에 긴 줄 동이고 바람만

겨우 빠져나갈 저인망을

드리웠길래 깜짝 놀라 팽이돌리듯

휘저어 놓았다 셋째 날

네째 날 격전

공중에 극기 훈련용 로프 와

투명 안전망을 통하여

바람에 흔들흔들 날 노려 보곤

부랴부랴 날음식 요기하고

이슬 방울방울 맺힌 끈끈한 방 건너와

긴 다리 걷어붙이며 한판 할 기세다

시커먼 용모에

밉상의 턱으로

안개 울타리 같은 줄은 왜 그리 공중에 걸어댔는지

큰 욕심은 없이 보여

안 되긴 했다만

장대 휘둘러 숭악을 부렸더니

거미는

느릿느릿 떠난 후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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