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빛이 있는 곳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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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12회 작성일 17-06-30 02:33본문
그리운 빛이 있는 곳에선 / 안희선
그리운 빛이 있는 곳에선 맑은 슬픔이 복받친다
애처로운 회색빛 가난과, 눈 감아 아늑한 풍경은
그대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포장되었고,
나의 살던 고향은 봄에도 꽃은 피지않아
이제 아무도 없다
꾸부렁 골목길 어귀에
졸며 앉아있던 붕어빵 할아버지도,
맘 좋은 구멍가게 뚱보 아줌마도,
언제나 꼬리 흔들던 누렁이도,
그리고 ! 여울진 내 가슴에 곰삭은 어린 얼굴들......
찬, 석봉, 송하, 미란, 경진, 소라, 경아가 뛰놀던
동네의 풋풋한 빈 공터도
굳어진 기억으로, 침침한 빌딩 속에 꼭꼭 숨었다
추억 속에 미소(微笑)하는 벗들은
이 쓸쓸한 세월의 잔인함을 알았을까
아, 홀로 찾아드는 길목엔 귀에 정겨운 목소리 하나
희서나아...... 노올자아
[note]
십오년 전, 잠시의 귀국길에
어린 시절의 내가 살던 동네를
찾은 적이 있었다.
- 지금은 北村이라 명명되어 관광지가 되었다.
(오가는 길에 마주치는 수 많은 외국인들, 한국 같지 않았다)
살던 집터에는
생뚱맞게도, 왠 서구풍의
레스토랑이...
그래도,
내 어린 시절엔 [골목문화]라는 게
있었는데.
간혹 아이들끼리 싸움이라도 있으면,
곧장 엄마들이 뛰어나와 어른 싸움이
되기도 했던.
하지만, 이내 곧 평온한 온기로 채워지던 곳.
모두 가난했어도,
정말 사람 사는 내음이 물씬했던
그 시절...
요즘은
그런 골목길을 찾아보기도 힘들고,
회색빛 건물만 빼곡하다.
어린 시절,
그리운 옛벗들은 지금 모두
어디서 무엇이 되어 살아가는지.
얘들아, 보고 싶다.
아,
쓸쓸한 그리움 같은 것들...
가려진 시간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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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 고향 풍경이 눈이 시리게 전해 오지만
현대문명에 발달로 너무 변해버린 고향은 유년의 생각으로는
깊은 아픔과 상처로 전해 집니다
어딜가나 변해버린 모습!
옛 향수를 느낄수 없는 아쉬움에 기대했던 고향은
오히려 실망 속에 돌아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늘 마음에 살아있는 고향이라서 시인님의 생각처럼
고향은 늘 푸근하고 정겨운 생각 입니다
평안을 빕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맙습니다
머물러 주시니...
두무지 시인님,
늘 건안하시고 건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