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방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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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15회 작성일 17-07-15 13:49본문
산방초(山房抄) / 안희선
하루를 달려온 해는
뉘엿한 산 그림자를 따라
저물어가는데,
산방(山房)의 침묵 속에
차마 벗어 버리지 못한 한 그리움은
저 홀로 심장의 중심부까지
달맞이꽃이 되어 서리처럼
피어나고
귓가에 아직도 들리는 음성은
산능선을 따라 메아리처럼 구르는,
외로운 바람 소리일까
곱게 땋은 추억이사
한 점 달빛으로
화선지(畵宣紙) 위에 올려 놓고,
내가 살던 이승의 못다한 사연일랑은
지긋이 깨무는 입술에
붉은 노을로 걸어 놓고,
멈추지 않는 과묵(寡默)한 고요만
방 안에 가득하여
이윽고 차안(此岸)도 피안(彼岸)도 사라지고
다만, 깊이 괴고 괴는 마음 하나
너울대는 촛불빛에 꿈밭처럼 환하네
댓글목록
김 인수님의 댓글
김 인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푸른 고독을 깔아둔 산방이라 할지라도 시인의 내면에 여울지는 노을빛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누구는 날마다 지난 추억을 살해한다 하던데
안희선 시인님은 그리움과 고독과 적막을 잘 버무려 좋은 시로 수놓으셨습니다.
달빛 한점을 화선지에 올려놓으면 고요와 달빛이 물들어 있겠습니다
시인님의 애틋한 내면 내 마음에도 물들어 갑니다 늘 걍녕하십시요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명의 힘이 투영되는 아름다움의 내면에서 만나는 굴곡에 대한 가늠자에
모든 활력의 요소가 닿지 않는 불행을 만납니다
서로로서 자기에게 이야기 되는 상황이 주어진 상황에서 다시 사랑을 풀어봐야 하는 숙제가 남겨집니다
홧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