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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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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3회 작성일 17-07-17 08:13

본문

꽃의 얼굴



/태어나서 사춘기를 지나 결혼하고 이혼하고 하면서 수천 번을 나의 이상형 모습을 그렸다가 지우면서 살았다/

파릇파릇한 풀잎에 처음부터 나비는 날아오지 않았습니다. 내가 봄을 겪으면서 여름으로 접어들 때쯤 나는 행복해지려고 꽃을 피워냈습니다 내가 여기에 있다고 꽃잎의 고함으로 꽃잎의 벽을 흔들자 수만 종류들의 얼굴들이 나의 얼굴을 만지고 갑니다. 그들은 수많은 날갯짓 소리로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 소리의 유혹에 더 활짝 웃어 줍니다. 소리를 부풀려 꿈속으로 그와 동침을 합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밀한 행복입니다. 바람이 불자 무참하게 멀어지는 얼굴에 줄기의 몸짓해 보지도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늘을 지난 고목의 시선은 무심하게 지나갑니다. 그늘을 지우고 만들어내면서 뿌리에 시간을 버무려 가지를 만들었던 나무의 얼굴이 괜히 미워져서 소리쳐보지만, 나의 소리는 내 안에 머물 뿐입니다. 안녕  잘가. 그대는 나의 인연이 아니었나 봅니다 또 기다림의 목마름이 찾아옵니다.

여름날의 샘물 같은 얼굴이 이상형 속에서 살아납니다. 꽃잎 다 떨쳐낸 나무하나가 자신의 얼굴을 다 보여 주지 못했다고 치아 빠진 얼굴로 공허하게 말해주는지만 이해를 하지 못하고 만나고 싶은 얼굴에 꽃향기 주려고 합니다. 아득한 윤회법 틈에서 외로움이 흘러내고 있습니다

이미 변색하여 갈색으로 물들어 버린 꽃에는 이러게 만나보지 못한 얼굴에 대한 진한 그리움을 물고 있습니다. 꽃의 얼굴을 만나 만발해진 얼굴에는 사람들의 눈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기억시키면서 피어났습니다.

꽃이 태어나면서 꽃으로 가듯이 사람도 사람으로 가는 얼굴에 꽃이 피어났어 면합니다.
/아들의 그 아들 또 아들 손녀 또 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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