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를 건네 주는 붉은옷 > 창작시의 향기



   야쿠르트를 건네 주는 붉은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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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볼 때 비로소 그림자를 펼치는

풍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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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눈물을 받아 만든 푸른 잉크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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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도록 파란 손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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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한 병 얼른 손에

쥐어 준다

차고 짧은 뜨겁고 긴 마음이 따라와

심장 위에 맨손을 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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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붉은옷이 참 어울리네 나직한

자명의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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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복도 끝으로

흰 비들기 종종 걸어들어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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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에 붉은 나뭇잎들이 쏟아지고

이제 막

늦은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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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가슴으로 밀려오는 붉은 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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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란 갈대는 갈대 지만

갈대 같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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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서 있는 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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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듯 창은 열리지 않는다

조금씩 빨라지는 숨소리를

누르며

이미 온통 불 붙은 창 밖을 가만히

돌아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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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하나

오늘에서 어제로 긴 손가락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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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은 목젖을 건너온 말들이 와락 은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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