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 금은발(錦銀髮)이 곱다 > 창작시의 향기

밤꽃, 금은발(錦銀髮)이 곱다 / 孫 紋

장미꽃 시들해지며 밤꽃 필 무렵이 되면

어쪄면 '락스'가 벤치마킹한지도 모를

비릿한 꽃내음이 먼저 코 끝을 자극한다

6월 주변 산야에는 신록 우거진 사이로 

더벅머리 금은발이 시야에 확 들어온다

찐해져가는 녹색바탕의 나뭇잎 위에

염색한 듯 희끗희끗한 멋진 금은발(錦銀髮)

멀리서 보니 그 금은발이 참 곱다

이제 거기에 열매 맺히고 더욱 성장해서

결실의 가을에 수확할 때 쯤이면

아마도 튼실한 밤송이가 쩍 벌어질 것이다

머물러 있을 수 없어 변장하는지도 모르지만

더벅머리 금은발로 자아내는 그 자태는

여름정취 중 압권으로 시선을 사로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