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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부추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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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9회 작성일 18-08-22 11:38

본문

사라진 부추의 꿈


앞 마당 처마 밑 좁은 짜투리 땅
씨 뿌려져 자라던 고향의 향수
가뭄과 폭염 속, 사는 둥 마는 둥
탈진 해 누렇게 죽어갈 때
어렵게 쏟아진 짧은 소낙비
땅에 엎드려
부추의 뿌리에게 귓속말로 
쉽사리 명줄을 놓을 수 없는 사연을 속삭인다

부추오이소박이,부추나물, 해물부추파전
단 세 마디에 눈 뜬 부추

우뚝 선 팔등신 미녀
하얀 꽃 머리에 꽂고
백조같이 춤출 때
제 예쁜 모습이 머리 위 파란 하늘 면경에
아름답게 반사된다

아아 산산이 조각난
너와 나의 꿈이여!
잡초로 오해받고 정원사의 칼날에
모든 꿈 고향의 향기도 추억도 이제는 안녕!
저 흑인 정원사가 후회의 영가를 부를 때
난 그의 등을 두들겨 주며
차이브와 그래스를 구별시켜준다
잠시 좋은 꿈을 줬던 너를 위해
부르는 송가 무게는 짙어지고
사라진 부추의 꿈에 울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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