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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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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6회 작성일 18-07-25 10:38

본문


    더불어 사는 세상

한 동안 비어 있던 칼국수집이 
인테리어로 부산하다. 커피점이다. 
외지인 드문 이곳 일층상가에만 도합 여섯의 커피점이 
부동산 셋과 편의점 둘을 휘하에 거느리게 되었다.

요일별로 들러야 하나? 
층별로 담당점을 정해야 하나? 
더불어 잘 버텨야 할테니

꼬들꼬들한 라면맛을 
안 건 교복을 입고 나서였다.

어머니는 연탄을 질식시킬 정도의  
방뎅이 큼직한 냄비에 두 바가지의 물을 붓고 
두 봉지의 라면을 뜯어 한참 동안을 끓였다. 
불어서 풀리고 더 불어 넘칠 지경이면 
그 때서야 방 안으로 들였다.

손바닥에 뻗어난 가지같은
우리 오남매는 옆 스텡을 힐끔거리며
장마철 물마당 속 지렁이 면발을 걷어 올렸다. 
바닥이 늦게 드러나길. . .

동생을 업고 교실문을 빼꼼히 열던 계집애가 되어 
숙취를 머리에 이고 뒤늦게 출근한 로비 바닥엔 
커피인지 코피인지 흥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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