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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그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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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작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1회 작성일 19-03-19 20:28

본문

꽃샘바람 야멸차게

벚나무 빈 가지를 후려치면

뼈만 남은 그림자는

상처가 아문 그늘이 되고 싶다

 

햇살이 화심에 불씨를 심어

설레는 가슴에 꽃망울 부풀 무렵

빛보다 그늘이 밝은

하얀 폭발을 꿈꾸고 싶다

 

그러나 폭발은

짧은 절정을 향한 눈빛의 소멸

 

그늘을 쓸고 가는 바람결에

재만 남은 문신들 춘몽인 듯 스러질 때

피는 듯 지고 마는 덧없음을 바라본다


절정이란

꾸는 듯 깨어나는 꿈이라서

또다시 벚꽃이 피는 날은

울먹이는 꽃그늘에 비 맞는 장승처럼

그저 멍한 눈빛으로

아픔을 모르니 울 수가 없는

하얗게 지워진 백치가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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