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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을 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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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9회 작성일 19-10-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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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을 가다가


  정민기



  가을 길을 가다가
  해 뭉치에서 풀려 날리는
  햇살 실 한 오라기
  그 끝을 잡고 들길로 들어섰다
  코스모스 방긋방긋 웃으며
  고개를 손가락처럼
  까딱거린다 억새꽃이 첫눈처럼
  날리는데, 흘러오는 바람 가에 앉아
  떼 까치가 부르는 가곡에 젖는다
  바다처럼 시린 하늘에
  비늘 같은 구름이 떠 있다
  단풍잎 무늬를 새기는
  한 생명이 살다가 영혼이 된 나무
  벤치 위에 모자이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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