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꽃 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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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0회 작성일 20-10-08 09:35본문
갈대꽃 질 때
주손
복지관 이동서비스 차량이
마을 어귀 노인정에 도착하자
등이 굽은 갈대꽃 닮은 할배
할매들이 주욱 나라비를 선다
오랜 세월 견뎌 온 당시기에서
꺼내 온 듯한 닳아 노련한 가위가
은빛 부채춤으로 허연 꽃잎들이
허공에 흩어질 때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갈대꽃잎들이
굽은 등을 타고 솜처럼 쌓여 간다
귀밑머리 쓸어 올려 살아 온 시간들
하나하나 잘라 낼때
머리끝에 살랑살랑 불어 오는
갈바람이 남실남실 세월을 넘어 간다
등보다 낮아진 가볍고도 무거운 꽃잎
하나하나 내려놓고
어느새 그 먼 세월 하얗게 건너 왔을까
냇가에 갈대꽃 저리도 흩날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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