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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이중주(二重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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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6회 작성일 22-02-27 10:49

본문

불안한 이중주(二重奏) 

             / 나싱그리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나뭇가지에 걸린다 
붉게 타오르다 재로 변한 옥탑방 
지금까지의 기억을 하얗게 지우고 싶다

아니야
그 시절 추억이 들려주는 
배경 음악을 놓칠 수는 없어 
오래된 책갈피에서는 
빛바랜 그리움이 묻어난다

과거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니다
그래서 어제 개명(改名)을 했다
그렇게 나를 변경했다

이름을 바꾸었으니
옛이름은 잊으라고 
그렇다고 변하는 건 아무 것도 없어
살아온 이력이란 우리의 음악이 
멈출 때까지 따라붙는 거야
 
허나 나는 
불편한 과거로부터 도피하고 싶다 
과거와의 동침(同寢)은 늘 
불임(不姙)의 노래가 되었고
모든 것은 부질없는 짓
늦기 전에 미련이라는 고삐를 풀고 
파랑새를 찾아서 떠나련다
이만 안녕!

너는 나의 분신(分身) 
기다려, 젊은 날의 이중주가 
이제 막 부활의 몸짓을 하고 있으니까 
풋풋한 지난날의 모습에 덧칠해 
오늘의 초상이 완성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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