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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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899회 작성일 18-01-31 12:42본문
어느 형편 / 테울
30년 넘도록 긴 터널에서 갓 빠져나온 어느 정년의 너덜너덜해진 바지랑이랍니다. 한 해는커녕 몇 달을 숨 골랐더니 안달과 복달이 몸살을 부추기고 바스락거리는 닦달이 바지락의 눈치로 비친답니다. 개뿔도 없이 투자를 하거나 창업을 하면 백 프로 망한다는 빌어먹을 망언은 어느새 안팎이 뒤바뀐 철학의 철칙으로 안주했고, 육신은 숱한 해와 달에 치여 제법 녹슬었지만 그나마 정신만큼은 늘 청춘이라며 간혹 졸거나 몽롱해질 때쯤이면 파라다이스 같은 영원한 직장을 꿈꾸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터널 밖 세상은 뜻밖의 화이트아웃인지 그리 녹록치 않더군요
하찮은 삭신 돗자리 깔더라도 몇 해를 더 쬐일 곳이라면 괜찮답니다
그 삯은 제 잎에 풀칠할 최저임금이면 족하고요
신구간* 끄트머리 새철 드는 날 근처에서 안달이 난 슈퍼문과 복달이 난 블루문이 바지를 붙들고
닦달하는 블러드문이 가랑이를 붙들고 개기월식의 쇼를 벌인다지만
그의 관심은 오롯 개밥바라기 얼씬거리던 저물녘일 뿐
그 여생에 마땅한 자리
어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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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절기의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 후 5일째부터 새로 시작하는 입춘(立春)이 되기 3일 전까지
일주일 동안을 인간이 사는 지상에 하늘의 신들이 없는 기간인 ‘신구간(新舊間)’이라 부르며 이사나
집수리 등을 하는 제주 특유의 세시풍속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싸늘한 세상 풍경!
어디 개밥 주는 일이라도 없을까요?
퇴직 후의 세상 인심은 느끼지 못한 암흑이드군요
저는 너무도 오래전 다 잊고 이제는 노년의
춤 사위에 길이 들어져 갑니다
감기 물리치시고 평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경험 충분히 하셨군요
개밥바라기 같은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청년 일자리가 사상 최저치라는 통계를 보며,
이거 보통 문제가 아니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걸 맞게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건강하세요. 테울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청년 일자리가 우선이지요
그래서 더욱 임피로 양보했답니다
근데 그 효과가 시원치 못하네요
감사합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염전창고 양철지붕처럼
녹록찮는 빗방울 때리는 소리에도 주눅든 세상
공공기관에 탈락한 신도 눈튀어나온다는 그 곳
홍보담당이라면
혹
테울시인님 면접의향 넌즈시 ....
석촌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그 신의 직장 출신이지요
허울만 그런 것 같은...
사실은 천만의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