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속에서 -박영란 > 창작시의 향기

겨울비속에서 -박영란

겨울 운무 허리에 두르고

어디로 떠돌고 있는 것인지

좀처럼 보기 힘든 겨울의 햇살

밤새 내린 비에 성에가 하얗게 낀

유리창을 바라보며 안과 밖 긴 명상

해마다 어떤 일들을 시작하는

연 초 계획했던 싱그러운 마음

받는 것 보다 주는 기쁨이 크고

연말이 되면 얼마나 이루었는지

행복이란 개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살아가는 또 다른 기쁨이 있는

앞만 보고 살아온 건강한 선물

나이들 수록 모든 일을 성취하고

옆도 뒤도 돌아보는 여유를 보이는

사랑의 마음으로 한해를 보낸 풍요

올겨울 유난히 추울 거라고

크고 작은 아픈 일이 저물어가는

웅크리는 만큼 자신에게 충실했다

무조건 감사하는 마음과 행복한 마음

화려한 물질보다 높은 의미로 만족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