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의 풍장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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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110회 작성일 18-01-05 13:57본문
국화의 풍장 /秋影塔
하루 한 바가지의 물을 먹이고 물별이 쏟아낸
햇살을 모아 너의 밥상에 올려주면, 너는
벽 없는 봉놋방에 군불을 넣고
한 시절 모닥모닥 화색이 돌다가
서리 묻어 울렁거리는 가슴으로
꽃을 토해 내고도, 너는
낙엽 다 지도록 세상을 향해 절정을 팔아
영하의 바람길 행간의 이랑마다
필설을 남겼는데, 나는
너의 꽃방 앞에 서서
시주詩酒의 한 때로 눈이 부셨다
정염의 사잇길을 돌고 돌다가
서리맺힌 허공에 그리움을 남기고 눈 쌓인
봉놋방 보료 위에 풍장 되던 날, 나는
눈 위에 눈을 덮은 너를 보며 하릴없는
군눈이 붉어져서 차마 너를 국화라
부르지 못해 눈꽃이라 부른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국화에 얽힌 풍장의 사연이 깊습니다
하얀 눈꽃처럼 머물가는 꽃의 생애를 음미하게 됩니다
눈 내리는 날 피었으면 눈꽃!
그리고 낙엽에 묻혀 떠날 때는 시주 한잔에 나부끼는
계절의 행간이라 불렀으면 합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도 낙화 없는 국화가 꽃 중의 꽃인가 합니다.
드라이플라워로 생을 마감하는 국화.
열정을 팔던 그날의 모습이 약간은 남아있어, 젊은 날의 미모를
그대로 간직한 어느 노인의 앳띤 얼굴 같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국화주 잔 들어
회춘을 그리워 마소
남녘에서
오는 동백 붉은 기다림을 어찌하려누
추영탑시인님 정염사잇길이 만리장성이더이다 ㅎ
아궁이 군불도 따스하고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국화주 잔 들어 회춘 그리워 안 합니다. ㅎㅎ
본인이 그리워 하는 건 어디까지나 국화 만발한 가을,
그 언저리에 오래 머무는 것...
차라리 주막집 주모하고 낮술 하는 게 백 번은 낫지요.ㅎㅎ
석촌 시인님! 동대구 역은 조용하던가요?
아까운 사람 하나 할복할까봐 불안해서, 원!
감사합니다. *^^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국화라 부르지 못해 눈꽃이라 부른다"
절절한 언어 뒤에 저 만치 비껴간 행간이 너울거립니다.
풍장의 사연이 깊습니다.
잘 음미하고 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라가는 극화를 바라보며 절정의 한 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 자리에서 피고 시드는 모습이 사라의 일생을 보는 듯,
마치 주름진 노인의 모습처럼 초라해 보이네요.
그러나 국화는 봄이 오면 다시 돋아날 테니,
희망을 뿌리에 숨기고 있다 하겠지요.
감사합니다. *^^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님
오랫만에 뵈옵니다 반갑고 반갑습니다 우리 시인님!
고운 시에 마음이 짠 합니다
어느 꽃인들 한때를 자랑 하지만 시들지 않으리요
국화는 유난히도 고고 하고 품위를 자랑 하지만
향기와 함께 가는 것, 하지만 사랑받고 싶어서 사랑하고 싶어서 꽃이 됐으리라
생각 합니다
잘 감상 하고 가옵니다
독감 속에 묻혀 갈 것 같이 아픕니다 식구대로 감기요......
감기 조심 하세요 시인님!
건안 하시고 새해엔 다복 하시고 즐거운 일만 가득 하시기를 기도 합니다
추영 시인님! ~~^^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 색을 잃지 않고 말라가고 있네요.
봄을 기다리는 땅속 세상이 궁금합니다.
봄이 되면 쑥 돋듯이 싹을 내는 국화는 다시 추워지는 그날을
기다리지요.
오상고절을 지키려는 뜻을 품고....
감사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
최경순s님의 댓글
최경순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꽃이 하늘하늘 떨어지니
슬픔이 국화를 닮아서 이겠지요
풍장처럼 말이죠,
국화주 한잔 생각나는 오후입니다
이제 나흘이 흘렀습니다
아련합니다 손이 덜덜거립니다
딱 한잔이 손을 마구 끌어 당깁니다
절필도 해야하고 절술도 해야되고
빨랑 봄이 움텄음 좋겠습니다
고로쇠라도 한잔 마시게요
아님, 사이다라도 한잔 하실께요
풍장의 깊고 슬픈 사유에 사이다 한잔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와요 새배^^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절필이라꼬예?
본인도 그런 생각을 했거든예,
사이다 한 박스
보냅니다. 손 저릴 때 드시이소.
국화 보이께네 마음이 아파서리....
삐쩍 마른 게 영 맴이 아니 좋아서 울뻔 했심더. ㅎㅎ 웃네요.
고맙심더, 최경순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