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박영란 > 창작시의 향기

자존심 -박영란

숲만한 휴식처가 없기에

운동도 할 겸 산에 오르고

돈은 없어도 참을 수 있지만

자존심만큼 갖추며 살고 싶은

솔직히 아쉬운 것도 사실이지만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자신을 지켜주는 것은 프라이드

미묘하게 변하는 알 수 없는 마음

눅눅한 공기 마시며 산을 내려오고

아카시아 사이로 하루가 막을 내리는

산길은 적적할 만큼 조용하지만

둥지를 찾아드는 새의 날갯짓소리

즐거웠던 시절은 어딘가에 놓아두고

마음이 급해 허둥지둥 산을 내려오는

가슴에 금이 간 채로 홀로 울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