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리나 > 창작시의 향기

오카리나

퇴근 시간이 들국화 향기처럼 물씬거리고 소아청소년과 아이들처럼 해맑은 하늘이 갑작스레 인상을 찌푸린다 

진단서 발급창구 앞에는 국방부 공무원이랍시고 고래고래 고함을 치고 보안요원의 제지도 아랑곳없이 결국 난장판이 되고 국지전이 권좌에서 물러난 폐허의 로비에는 모차르트의 산들바람이 불고 나는 분노에 찬 피가로,

동문을 나섰다 

봄날을 목 놓아 부르는 환절의 저녁, 나부끼는 성에가 두 뺨에 화인(火印)처럼 달라붙는다 원내 화단에는 겨울을 견딘 팔다리가 잘려나간 꽃송이들 먹물 뱉은 어스름 속에서 귓불이 불그스레 달아올랐다 

성대가 잘린 너의 목소리

일몰을 건너 어둠 속으로 물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