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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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닥에선 까짓 껏 이웃집 창문을 탐하는 관음증 환자 일지라도
수갑찰 일은 없다
가끔 육두문자를 벗으로 둔다거나
행간과 행간사이 모난 곳이 있다거나
쥐똥나무 열매를 쥐똥이라고 박박 우겨도 한 줄 흘러가는 미완의 문장일 뿐
그럴 리도 없겠지만
햄릿과 줄리엣의 고결한 사랑을
또는 마타하리의 이중 배반적 애정행각을
몇 줄 어줍지 않은 글 솜씨로 뭍으로 건져낸 금빛 잉어처럼
피멍 들고 몸부림치게 만든다 한들
낙랑공주 자명고 울듯 내 달팽이관이 울일 없지 않은가
살점 도려내는 아픔을 느낀다거나
명치끝 멍울지는 슬픔이 침향처럼 응고된다 하여도
난 아무렇지도 않은 걸 어쩔 건데
한 두 번쯤 어리석은 목자나 민머리 땡초가 되어도
얼굴 붉힐 일 없을 거야
이런 진부한 사기행각도
달지근한 소주액 넘기듯 자주 써 넘기면
"밋밋하다" "맛이 없다"라는 네 글자
혹여 송곳 되어 내 심장을 스스로 찌르고 마는 자해을 벌일지도 모르는 일
상기 예시는 고결한 시인님이 아닌
서툴디 서툰 초보 글쟁이만의 특권이다
댓글목록
풀섬님의 댓글

초보 글쟁이래도 상상이 넓고 시폭이 깊습니다
책도 많이 읽고 뉴스도 듣고 그다음은 좀...
생각을 하게 하는 시 입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다섯별님의 댓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풀섬시인님.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