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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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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63회 작성일 23-01-22 02:03

본문

아름다운 삶

 폴 차


저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오늘의 삶 속 쭉정이로 버려지지 않고
한 톨 밥알이 되게 인도하소서

나의 스타일리스트 밤새 날 기다리다 외로움에
죽어가던 거울 속으로 날 안내합니다
빠진 머리 늘어난 주름살에도 담담한 표정의 날
예리하게 바라보던 거울의 칭찬을 받습니다
거울에서 눈 떼면 늙음도 황혼도 잊는 게 삶!
그저 세월 따라 흘러가면 된다고...

나의 집사의 안내로 아침 테이블로 모셔집니다
캐비지 바나나 계란 사과 도매도 블루베리
고구마 레몬 생강차
잘 짜인 실내관현악단의 아침밥 찬가가 은은히
날 새롭게 충전시키고

뇌 속 대기 중이던 비서관의 일정 브리핑을 듣습니다
일정은 어제와 동등
복장은 작업복
연장은 렌치,삽,빗자루,
과업은 청결 유지, 파손 보수, 친절, 안전확인

아직도 못 이룬 퇴직
그래도 손님과 매일 추는 지르박에 세월을 잊은
CEO, 메인트넌스 맨, 핸디 맨, 서비스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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