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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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쇠똥구리 쇠똥경단 굴리듯
딩굴딩굴 굴러간다는 것이 어디 그리 말처럼 쉬운 일인가
곡절 많은 하소연일랑
벼린 칼로 닭모가지 쳐내듯 댕강 잘라내고
뒷집 강아지 가래똥 싸지르고 밑도 안 닦고 내빼듯
산다는 것이 단순했으면 좋겠다
낭창한 바지랑대 부여잡고
밥알 묻은 행주치마에 눈물 쿡 찍으시던 어머니
다래넝쿨처럼 얽히고 설킨 질곡한 삶 닮기싫어
묵정밭 쑥 뽑히던 짠지무처럼 단순했으면 좋겠다
과육 발라낸 저 몸뚱이에서
긴 휘파람소리 들려오면
아궁이 꺼질듯했던 잉여불 확확 열꽃이 피어올라
명치끝 알 굵어가던 암덩어리
자꾸만 자꾸만 속으로 붉은 석류처럼 익어갔다
버리고 갈 것 얼마나 많았으면
얼마나 급하셨으면, 눈도 제대로 못 감으셨겠다
나 죽을 때 바람에 꽃잎 떨구지않고
미련 없이 통꽃으로 툭! 떨어지고 마는
붉은 동백이었으면 좋겠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오늘 살다
낼 가는 것이
살아보니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저 역시
마지막 연처럼 살고 싶다는,
욕심일까요?ㅎ
어쩌면
직립이족보행을 하는 족속들의
바람이겠지요.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다섯별님의 댓글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콩트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