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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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
메뚜기도 한 철이었던가
그 아득한
가물거리는 기억 저편
버스 정류장,
그녀의 따갑던 입술이 한 편의 시가 되어
스무다섯 해의 날갯짓이 펄럭거린다
퇴근길에 김수영을 만났다
그의 풀은 잡초였을까
내 손가락 사이로 이름 없는 시어를 애무하며
시장통의 뻥튀기처럼
놀란 벙어리 가슴으로 무작정 걸었다
그대, 아는가
영사기를 토토에게 맡겼던 알프레도처럼
삶이란 혁명인 것을
나는 이 어두침침한 암막 속에서
한 잔의 소주를 마신다
안방에선 나의 위선으로 生을 저당 잡힌 아내가
침대에 누워 잠을 자는 것인지 척인지
나는 오늘밤,
선악과를 따 먹은 하와와 아브라함의 자손을 위해
속죄한다
눈 내린 서대문 형무소
창자를 끊어낸 거먼 창살 사이로
큰 부리까마귀가 날아오른다
댓글목록
삼생이님의 댓글

ㅋㅋㅋ 어떤 멍청이에게 교육을 받았는지 .. 님의 능력이 멍청이 인것을 스스로 증명 증거를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댓글은 참말로 밉상인데
내 가는 길,
그 외로운 길섶에 그나마 엽서 같은 검붉은 댓글 한 줄 달아 주시니
그대,
고맙소!
강녕하시길......^^
다섯별님의 댓글

좋은시에 아침부터 마음이 상쾌해집니다
맛있는 모닝커피 한잔을 마신듯...
잘 감상하고 갑니다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

오늘 경주에 다녀왔습니다.
부산 포항 간 고속도로를 달리며
햇살은 정수리로 가마처럼 빙 돌아 소용돌이치는데
무너져 내린 막장 같은 가슴은 미세먼지처럼 정말 고약했습니다.
바람의 언덕에서
바람처럼 살다 간 한 사내를 그리다 이제 막 집에 도착했습니다
부족한 글에 주시는 격려의 말씀이 큰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다섯별 시인님.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