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이 진실보다 힘세다 (지금의 이 시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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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이 진실보다 힘세다
귀걸이, 코걸이 걸린 공간누각(空間樓閣)의 팻말엔 우리 모두가 떠 받들어야 할 포장된 거짓이 명기(明記)되어 있으니 이를 따르지 않는 자들에겐 가혹한 징벌이 따르는 것이다 그 누가 함부로 진실을 말하는가 겁 대가리 없이 그 누가 함부로 진실을 말하는가 맥없이 진실을 종알대지 말지어다 그 말을 들어도 제 몸 가리기에 급급한 군상(群像)들은 들어도 못들은 척 할지니 가냘픈 목숨일랑 부지할 셈이면 머리를 조아리고 단면원(斷面圓) 성층권에 피는 흑화공간(黑花空間)의 분무기의 세례를 은총처럼 받을지니 응결된 비탈에 핀 검은 꽃 빗방울이 현란한 수정체를 굴릴지니 눈이 있는 자는 볼 것이며, 귀가 있는 자는 들을지라도 진실을 말하는 자, 비참한 죽음을 면치 못하리 언제나, 거짓된 것들이 진실을 가장하여 말 하노니 하늘빛 섬광(閃光)의 파열음 한 조각에 두근거리는 가슴이라도 그저, 머리를 조아리고 거짓 앞에 입을 다물지라 진실의 메아리가 공허하게 석층지대(石層地帶)를 배회하는 시간에도 거짓에 대항할 용기가 없다면 원시림 울창한 산 속에서 혼자 끙끙거리며 자위행위에나 몰두할지어다 그것만이 최후의 위안일지니 흑화(黑花) 가득한 정원에 그 언젠가 날아올랐던 흰 나비 한 마리, 은하수 마을에 죽은 알을 산란(産卵)한다 그 알들이 부화(孵化)하지 못할 거란 건 너무 잘 알고 있으면서도 - 희선,
[note]
* <야, 꿈 좀 깨라..> 할런지 모르겠지만
무위이화 無爲而化스러운 정치를 꿈꾸어 본다
- 정말, 덕 德이 있고 굳이 무선 無線 법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그런 (본질적으로) 善한 聖人들에 의한 정치
* 無爲而化
애써 힘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변화하여 잘 이루어짐.
이 말의 출전은 《논어》의 <위령공편(衛靈公篇)>
이는 공자 孔子뿐만 아니라 노자 老子의 사상이기도 한데,
정치하는 자가 성인으로서의 덕 德이 크면
굳이 형벌 刑罰과 위무 威武로써 억지 인도하지 않아도
그 사람 (= 治者)의 바른 성품 덕분에 얼떨결에 차캐진(착해진) 백성(국민)들이
스스로 따라와 감화 感化된다는 뜻
근데, 현실적으로 그런 성인 聖人같은 치자 治者가 나오기란 거의 불가능하겠다 (뭐, 있기나 할까요)
그래서, 이 말세스런 막장의 시대는 차라리 힘있는 거짓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공통)이
있는 둥 없는 둥 비실대는 진실보다 훨 힘세고 위대하다고
시? - 쉬(pee)적으로 말하는 소이 所以 (까닭)
댓글목록
피탄님의 댓글

정말 거짓말이 너무 많지요. 세상이 거짓부렁입니다.
그러나 진실은 아무도 모르니 진실이라, 결국 누가 '진짜'를 보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진실에 대한 갈망, 갈망이 만들어낸 신앙, 신앙이 만든 세상...어느 후드 쓴 암살자들이 떼거지로 나오는 게임에 나온 얘기도 있듯이요.
"진실은 없다. 모든 것이 허용된다."
정말로 진실을 원하려면 세상 하직하고 나서야 진실이 보인다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도나도 다 숨기고 얼버무리려 하니 원...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이 말세적인 막장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저 역시 그들 중에 하나지만)
- 문득, 드는 생각
인간의 삶에 있어, 진실은 거의 없다
다만, 거짓이 그 삶의 대부분을 지켜준다는 게
유일한 진실일 뿐
- 특히, 시를 쓴다는 잉간 (剩餘人間)들을 두고 말하자면 더욱 그러하다
(모든 시인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아무 쓰잘데 없는 72년살이 , 내 人生 경험에 비추어보자면 나 같은 건 더욱 더)
* 剩餘人間 : 손창섭이 1958년 발표한 단편 소설 제목이기도 한데
남아도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닌 쓸모없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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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탄 님,
부족한 글에 놓아주신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