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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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에는 알 굵은 눈송이들이 조용히 내리고 있다.
소복이 바위 위에 쌓이는 정적은 그 결정이 투명하거니와
양 볼부터 발그레하게 물든
오카미가 눈 속에서 걸어 나오고 있는.
곱게 정적 위에 정적을 겹쳐 누군가의 손에도 닿지 않겠다는 듯 숨 막히는 순결로
설빙 속에 잠겨 봄의 부활을 기다리던 작은
새순의 연록빛 한가득 입안에 넣어본다.
새우의 바알갛게 길죽한 껍질은 투명하다.
펄떡거리는 빙어(氷魚)에 다가가 앉는다.
송어(松魚) 얼굴을 한 사내가 작은 찬합을 들고
매화 만발한
물 속을 걸어가고 있다.
얼음 아래 거대한 한겨울이 느릿느릿 지나가고 있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어느 겨울날,
갯내음 물컹거리던 부둣가에서 우연히
오호츠크 해에서 물길 따라 동해로 거슬러 내려온
그녀를 만날 수 있었어요
소금처럼 눅눅해진 갯바람이 필사적으로 갯돌로 달라붙을 때
화톳불 위로 타닥타닥
그녀의 새하얀 비늘이 따갑게 휘날리던 그날,
오랜만에 마실 나온 口脣으로 첫눈이 내렸어요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힐링하고 갑니다.
강녕하시길 빕니다, 시인님!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