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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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규
그리운 모습 하나가 유성처럼 사라진 공간
동굴 같기도 하고 미로처럼 꾸민 지하층 같기도 한데
가는 곳마다 겹겹으로 배열된 회색 문엔 표지가 없다
문을 열면 텅 빈 공간인데 모습의 주인은 어디에도 없다
다시 한 층 내려가니 같은 구조의 즐비한 칸막이
그렇게 한 층 씩 지하로 내려가며 찾다가 보니
지하 천 미터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잊었던 그 모습이 왜 나타났으며 왜 숨었는지
습한 바닥에 앉아 깊은 숨 토하는데 어디선가 두런거리는 소리
가까스로 눈을 떠보니 어제 잠들기 전에 켜 놓은 텔레비전이
애국가 사 절까지 마치고 소등을 한다
새벽 세 시, 새로운 잠을 청하기엔 늦은 시간
꿈의 퍼즐을 맞추어 보니 선명하게 나타나는 허망한 그림
초저녁 잠이 많은 내가 어제 잠들기 전에 본 뭉크의 그림
아마도, 충격적인 그 그림에 먼 기억이 합성된 듯
이토록 가슴이 쓰리고 아픈 건 어제 마신 한 잔의 술 탓이겠지
♣ 에드바르 뭉크 (Edvard Munch)노르웨이 출신 화가로 20세기 초
독일 표현주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대표작으로 " 절규 "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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