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 한로에서 입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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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寒露)에서 입동(立冬)까지
지루한 세상에서 한참을 서성이고는
꿈을 닮은 마음 뒤켠의 사연을 쏟아낸다
한 번도 하늘에 닿지 못했던,
빈 주먹의 기도(祈禱) 같은 것들
그것들을 미행하다 보면
몸살나는 가슴파기가 있다
멀리서 보면,
하얗게 파헤쳐진 가슴 같은
화석(化石)이 있다
시간을 낚다가, 뜬 세월에 묻히는
한숨 소리 같은 게 있다
먼 곳에서 도착하는
낯선 빛의 물결이
한 줄기 가슴의 내명(內明)이 될 때,
조용히 다가서는 침묵
영하의 체온이 차라리 따뜻한
한로의 시간엔
잠을 설친 시계도 진하게 웃는다
멈추지 않는 넉넉한
눈물 속에서
궂은 몸 털어내고,
선명하게 현신(現身)하는 한 켤레
.
.
.
낡은 신발,
입동에
선돌처럼 선다
- 희선,
冬
댓글목록
탄무誕无님의 댓글

깊이 있어 좋고,
비유법 좋아 좋고,
흐름 좋아 좋고,
언어로 뜻 펼친 뜻이 좋아
앗!싸라비아 (산뜻해서, 깨끗해서)`` 더 좋고,
늘 감격 때려주십니다.
감격시대 따로 없습니다.
너나들이님 시가 시격입니다. (빠밤!, 특급칭찬~~)
제 눈에(붓다 눈에) 딱 맞아!!!
세워놓고, 아래 위로, 위로 아래,
또는 왔다리 갔다리 하며
보고 또 보고 다시 보고
잘 읽었습니다.
필시(必詩) 코스 다녀갑니다.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요즈음 올리는 글들은 거개가
정리작업 일환입니다
혹여, 이승에 남겨질지 모르는
마지막 시집을 위해..
감사 + 감사합니다
誕无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