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의 초상(肖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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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의 초상(肖像)
피해 다녔다, 은폐와 엄폐 사이, 발가락 젖을까 봐, 무좀균에 감염된 소양搔癢을 피해 오늘도 까치발을 세웠다, 사사건건 구석으로 활주하는 외골수, 외진 곳마다 기웃거리는 너의 간절한 발자국, 투쟁이었다, 네가 바닥이었을 때, 바닥이 바닥으로 푹푹 꺼져갈 때, 너의 구석진 외마디를 움켜잡았다, 몸부림쳤다, 살려달라고, 아니, 살고 싶다고, 차 마시고 눈빛 붙이며 밥 먹는 예삿일을 넉넉하게 기록하고 싶었다, 모가지를 비트는 면도날 같은 날 선 일상이여, 일상一相이길, 오늘도 다반사를 재촉하며, 나는 소반 위에 거룩한 일상을 차렸다, 한 그릇의 소태를 꾹꾹 씹어 삼키며, 늑골이 잘려나간 런닝구를, 꽉, 움켜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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