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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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은
이슬에 젖은 잡초 사이로
못다한 노래 아직도 흐르는 아침
목이 쉬도록 불러 맞이한 가을이
이제야 배시시 입술을 연다
어느새 백양나무보다 높아진 하늘
한 조각 구름에 실려 거닐던 시선이
고추잠자리의 궤적을 따라
멀리 추억 여행을 떠나는데
영원히 푸를 것 같던 청춘이
한 잎 두 잎 붉게 물드는 숲에 서면
향기 여전한 여름의 체취
아직은 갈 때가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구월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만 가는 하늘과
그 하늘이 좁다며 덤벙대는 고추잠자리가
함께 익어가는 계절
아직은 더 사랑해야 할
너와 나의 아름다운 시절이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너무나 멀리 왔기에 서글펐습니다.
되돌아가고 싶었으나
제가 넘어온 저 국경의 골짜기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전언에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올려주신 한 해의 아홉째 달을 감상하며
제 생의 12월을 반추해 봅니다
그래서인지 더욱더 9월이
참 아름답고 아련하게 다가옵니다.
후회스러운 날들이
뼛속까지 아리게 하는 밤입니다.
미련하게도 말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강녕하시길 바랍니다.
안산님의 댓글

부족한 글에 관심을 주신 콩트 시인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시작한지 엇그제 같은데 벌써 구월입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야 말 구월이이지만
이 구월을 많이 기다렸습니다.
무슨 말로도 모자랄 구월의 서정을
이렇게 나마 옮기고 보니 부끄럽습니다만
콩트 시인님의 격려로 용기를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