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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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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518회 작성일 22-06-21 00:01

본문

백야(2)

           

총성이 울려 퍼지는 밤 어둠 속에서 참새가 푸륵거리며 날아올랐다 잠들고 싶었지만 잠들 수 없었다 어둠도 낯선 밤거리로 쫓겨 나와 굴다리를 지나 삼거리 지성 약국 그 시린 물목의 처마 끝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어둠 속 물발이 발밑으로 거슬러올라 맨발을 걷어 발톱을 뽑았다 선혈이 낭자하게 묻은 초승달을 지나 별님도 통금을 향해 질주하고 도둑고양이의 울음소리가 광인처럼 어슬렁거리다가 갈 곳 없는 샅에 달라붙는다 셔터가 시퍼런 종아리에 정맥류로 갈앉는다 불 꺼진 지성 약국 들창 너머 탈출한 갈퀴 모양의 등 굽은 어머니의 우엉 꽃잎이 하늘색 천막을 타고 펄펄 끓어오르는 국숫발 같은 장대비로 내리 꽂힌다 총알이 정수리에 박혀 늑골을 가르고 내장을 관통했다 시취 가득한 썩은 사잣밥 같은 염통을 매달고 물비린내 짙은 밤거리를 무작정 달렸다  


바지랑대가 씰긋거리더니 실바람에 쓰러져버렸다 

그날 이후, 빨랫줄엔 참새의 발톱을 볼 수 없었다 

밤도 오지 않았고

폐허의 밤이었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묵음이 내어주는 순전치 않는 절대와의 조우로 압도 행로로 향하는 환희경에 입성했습니다
영적 죽음 내몰림으로 순수의 체화에 도전했습니다
영적 형상과 생명 검음으로 조우하려 했습니다
가늠되는 형상 높음이 사물 가늠 통제력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인식 작용이 사물에서 늦춰지는 열성으로 절대의 가치로 가는 惡의 통로에 들어섰습니다
지존의 가늠이 惡의 미로를 만들었습니다

崇烏님의 댓글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국숫발 같은 장대비입니다. 백야 잘 감상했습니다.
어머니 우엉 꽃잎 같은 시 한 줄 적어야 겠다는 생각^^
잠시 또 갖ㄴ요.....

며칠 꽤 더웠습닏. 폭염 경보까지 떨어졌다는데...
밤새 그래도 잘 만했습닏. 어찌 보내나 했는데...
건강 챙기시고요...
감사합니다. 콩트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졸글에 늘 좋은 말씀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장마가 사위로 눈깔을 부릅뜨며
눈치를 보고 있는듯 해요.
시인님께서도
환절기, 장마에 건강 유의하시고
오늘 하루 잘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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