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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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
- 손성태 시인님의 부고를 접하고
내 마음을 맡겼습니다. 허공 속에서 울어야 하는
청록빛 벌레. 날개를 펴기도 전에
투명하도록 얇은 날개에 번져가는
봄의 경련. 하늘을 날아오를 수 있을까요? 차라리
허공 속에 꽃비로 나부끼다가
허공을 내 언어로 물들일 수 있다면
그것은
마음 바깥에서 오는 것. 귀 기울여봐도
내 신경을 타고 올라오는 꽃비는
저 천길 벼랑 끝에서 조용히
누군가 흩뿌리고 있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이
그리워져도 나는 저 위까지
올라갈 수 없습니다.
올라갈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가만히 날개를 접고 있습니다.
저 꽃비가 나의 파편이라도
나의 파편이 지금 바람에 불려
그대 창 위를
지나가는 중이라도
눈길 한번 주지 말고
그저 조용히 지나가게 하소서.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손성태 시인님의
애석한 소식에 가슴이 미어지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