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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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11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할 말을 잃었습니다 억울한 건 사실이에요 피해 보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작은 접시에 담은 견과류 몇 개 집어가는 오빠, 형 나왔어 지퍼를 내리며 빤히 쳐다봅니다 얼마나 잃어주려고 그러니, 그렇게 허허 웃고 난리야, 백지 같은 모니터 창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한 보 떨어진 선풍기 바람만 쐽니다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묵묵부답이었지요 그리고 몇 번의 일요일, 몇 번의 희미한 손 오늘은 금요일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따뜻한 커피 한 잔 내리며 따뜻한 얘깃거리와 따뜻한 찻잔을 들었어요 형 우리 크게 한 번 놀아볼까? 화가 머리끝까지 일어 던 겁니다 근데 사고는 치지 마! 걱정 마! 이거 다 잃어도 괜찮은 거야 하나는 후회 하나는 화해 아니 하나는 반성 하나는 각성 아니 하나는 분노 하나는 평안 여전히 전쟁터 같은 하루 내일은 지옥 지금 시각 11시 11분 장난치면 알지 손모가지 날아가는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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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대합실에는
막차를 기다리는 웅크린 걸음들이
배고픈 하루를 견인하듯
부풀어 터진 국수 가닥이 되어
쭉 퍼진 시간 속에 앉아 있었다
부산발 카테리니행 열차를 간구하는
돌아가지 못한 가난한 걸음들이
역무원 마저 사라져 버린
썰물 같은 파도가 대합실에서
8시 정각을 갈구하며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기차가 밀물처럼 밀려 나간다
* 동료와 한 잔 했습니다. 평온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tang님의 댓글

영적 체험을 우선시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선경에서의 영적 체험을 위해 웅휘 또는 광휘 코드를 사용해 보는 것도 한 템포 업에 그리고 크기 업에 소용 닿을 듯 합니다
크기 업이 되는 가능성이 상당한 점은 매료점입니다
崇烏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콩트시인님
계단을 내려오는 것도 굳음이 새롭습니다.
저도 나이 많은 건 아니지만,
시간이 느껴집니다. 머물러 주셔 감사합니ㅏㄷ.
崇烏님의 댓글

잘 알겠습니다. 콩트시인님
금방 다녀가셨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