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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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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8회 작성일 21-08-01 12:14

본문

  여름소리 / 백록

 


 

   밥먹듯한 허기로 배를 불리던 시절

   까까머리의 기억입니다

 

   덜 여문 골치를 썩이는 웬수 같은 방학숙제를 팽개치고 비릿한 뇌하수체로 흘린 걱정마저 땀범벅으로 몽땅 삼켜버릴 것 같던 무지막지한 무더위의 속상한 속세를 탈출하던 12일의 수행 중에 이래 수식 저래 수식하던 행간들을 수습한 울림이랍니다

   영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 새소리 초록의 소리 바람의 소리 구름의 소리 그 너머 불의 소리들을 오체투지의 귀로 쓸어 담으며 부사 형용사 조사 등등의 사사로운 언어들 내다 버리며 아득바득 거슬러 오른 백록담, 이 섬 하늘 아래 첫 터무니

   안개 자욱한 그 속으로부터 그윽하게 울려 퍼지던

   모천회귀의 거룩한 소리랍니다

 

   그새 익어 혹은 썩어 죄다 문드러졌을 골칫덩어리가

   어느새 등골을 타고 오싹해지던

   시원의 소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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