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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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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42회 작성일 21-07-27 21:01

본문

  하루 




  애비야, 내 백신 2차 접종일 언제고,

  이번 물음이 대략 열 번째.


  다음 달 말이니깐 걱정 말고 계시이소,

  대략 열 번째 대답이 한숨과 함께 걸어나간다.


  어머니는 묻고 또 물으신다.

  나는 대답하고 또 대답한다.


  모두의 하루는 내일도 오겠지만

  이번 생은 내일 아침이면 없을지도 모르는 것.


  오래전 

  오줌 마려워 일어난 시월의 어느 아침,

  서너 평 남짓 단칸방에 누운 채 일어나지 못하시던

  영영 가버린 아버지처럼.


  그러므로 나는,

  아침마다 즐겁게 하루의 질문을 기다린다.


  애비야, 내, 2차, 백신 접종일, 그니깐, 언제고?


  또

  하루가 쉼표처럼 물수제비를 뜨고 있다.

  

  


  

  

댓글목록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평범한 일상이 아름다움으로 확장되는 비범함이
어머님의 목소리와 함께 울려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생은 내일 아침이면 없을지도 모르는 것"이
애써 참고 눌러야 하는 우리 모두의 비애 인 것을 깊이
생각합니다. 담백하면서 깊은 울림을 주는 글,
시의 본연을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깊은 공감의 말씀 힘이 되는군요.
무더위에 다들 잘 견디고 계시는지,
시의 마음은 잘 간직들 하고 계시는지,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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