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4】감당할 만한 위험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553회 작성일 17-10-07 12:00본문
감당할 만한 위험 / 이 종원
|
성묘를 끝내고 산길을 내려오다 |
고랑에 바퀴를 매달았다 |
힘겹게 끌고 간 오르막 너머 |
어떤 해후가 못내 아쉬웠나 보다 |
전복의 위험을 걷어낸 자리에서 |
붙잡힌 발목을 달래는 동안 |
해가 쏟아지고 그늘이 지나가듯 |
봇물 터진 고향이 흥건하다 |
견인차가 이탈한 궤도를 찾아주기까지 |
운전자도 동승자도 |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추억에 앉았다 |
자리를 툭툭 털어내고 탑승한다 |
잠시 주행을 묶어 두었지만 |
도로에 올라선 바퀴는 깔깔거리며 |
가을 봉분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 그리고 봉분
이탈한 궤도
그것이 곧 산 자들의 행적이겠습니다
발목 잡힌 뿌리의 ...
애쓰셨습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지요. 산 자의 행적!!!!
추석은 그 행적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 아닌가 합니다.
달려가기만 했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나면, 고항과 추억과 그리고 웃음도 같이 섞임을 보았습니다
그 멈춤에서 발생하는 작은 소란과 파열음은 충분히 감당할 만한 위험이라고 믿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봇물 터진 고향은 아늑한 품 속
어머니의 가슴이겠습니다
이탈한 궤도 덕분에 멈춘 시간에서
멋진 한 편 견인하셨으니 깔깔거리는 주행이 독자를 당깁니다
가을하늘이 얄밉도록 아름답습니다
남은 연휴도 알암이시길^^...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멈춤과 상관 없이 재잘거리는 소리와 오랫만의 해후에 대하여 큰 열매를 따는 것과 같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순간이 멈춰세운 현실의 멍을 다스릴 수 있게 해주는,
봉분 앞에서 기원했던 모든 일들을 다시 반추할 수 있게 해주는,
성급한 걸음이 돌부리에 채이는 모순을 깨닫게 해주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추석은......넘어진 김에 많이 쉬었습니다. 선생님의 시간도 아름답기를 바랍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봇물 터진 고향이 흥건하여
억새기슭
여우꼬리 흔들며
마른샘에 퍼담습니다
불각행 허락하여 주소서
정석촌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빠르면 빠른 대로 무언가가 쫓아오고, 멈추면 멈추는 대로 무언가가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달릴 때에는 알 수 없었던 쉼이 나를 풀어헤치고, 쉴 때는 달려왔던 순간들의 기대가 그려집니다.
그 사이를 오가며 보고 듣고 깨달았던 생각과 마음들을 정리해볼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부족한 글에 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시인님의 남은 연휴가 추석과 잇대어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성묘길에서 동자승과의 이런 만남이 오래도록
기억되게 하는 기인한 인연에 울컥이게 합니다.
산은 산사의 길이요 성묘의 길이었으니
이 길에서 갈대와 동자승과 견인되는 바퀴자국들이
세상사의 인연의 깊음을 엮어내어 보이시니
가슴 속이 훈훈해집니다.
이 종원 시인님!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석 명절이면 누구나가 만날 수 있는 시간들이지만, 억지로 권할 시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차분한 시간이라면, 그 만남의 시간이 그리운 추억의 부모이건 친지이건 간에
고유될 수 있는 시간이리라 믿습니다. 시인님의 시간도 반추해보셨으리라 믿습니다
걸음에 감사드립니다.
최경순s님의 댓글
최경순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봇물 터진 고향의 소식 많이 담아 오셨는지요
성묘 끝에 메달린 그 맘을 놓고 싶지 않은 이종원 시인님과
조상님들의 추억 속 해후에 감복 할 따름이겠지요,
가을은 자꾸만 뭔가를 비우고 쓰고 채우고 싶은 계절인가 봅니다
혜량하소서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명절 뒷날에 처가를 갔었는데 모처럼 명절날 처가를 방문하여 장인어른 산소와 그 조상의 산로를 찾아뵈었습ㄴ니다
좁은 소로에서 만난 멈춘 시간으로 인해 다시 한번 고향을 담궈보니 그 진액이 웃음과 대화로 걸러졌습니다
잠시 멈춤이 가져다준 또 다른 기분이 긴 명절을 지루하지 않게 해 주는 MSG가 되었습니다
천천히 가는 것, 그 또한 비우는 한 방법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늘 열정적으로 그리고 일취월장하시는 시인님의 글이 발길을 붙잡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남은 휴일의 시간도 비우고 채워가고 새롭게 지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최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