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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3회 작성일 22-04-06 12:08

본문

사월의 섬 / 백록 



 

언젠가 불현듯,

망망대해 태평양 기슭으로 불기둥이 솟구쳤으리라

애초의 막막한 공중을 뚫었으리라

비로소 가물가물하고 거친 이 섬에도

하늘이 열리고 땅이 비췄으리라


가물 누르 으로

하늘

   

식민의 보릿고개를 갓 넘어설 무렵

그러니까 청보리 파릇파릇하던 시절

때는 바야흐로 지금과 같은 사월쯤이었으리라

이제나 그제나 분명코 동백꽃들 붉게 피웠으리라

개나리꽃들 줄줄이 노랗게 흐드러졌으리라

풀잎이며 나뭇잎들 초록초록 앞다투며 물들었으리라

파랑새 날갯짓들 팔랑팔랑 기웃거렸으리라

휘파람새들 노래 부르고 팔색조들 춤을 췄으리라

바다의 물결도 신나게 출렁거렸으리라

보랏빛 할미꽃들도 절 보란 듯

고즈넉한 무덤가로 고개 숙였으리라

   

그러던 이 섬에 느닷없는 칼바람의 광풍이 휘몰아쳤지

집집마다 동백꽃들 핏빛으로 뚝뚝 떨어지고

들녘의 개나리꽃들 개똥처럼 마구 짓밟히고

풀잎이며 나뭇잎들 들불로 휩싸이고

새들의 노랫가락이며 춤사위는 통곡 속이고

바다는 온통 피비린내 물결로 휩쓸리고

산자락은 곳곳 시체 더미로 쌓인 무덤이고

하르방이고 할망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세월은 그럭저럭 강산도 일곱 번을 변했지만

어르신들은 아직도 그때의 몰골로 구천을 헤매고 있겠지

그날의 아이들도 대부분 어느덧 그들을 따라갔지만

그나마 남은 아이들도 언뜻 속쏨허라 좀쫌허라며 

숨소리조차 다물라 다그치던

그때 그들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겠지

   

아마도 그때 그들의 시간을 소환하면

밤중의 산사람들은 귀신으로 보이고

낮의 순사는 저승사자로 보였으리라

작금의 청명한 4월은 끝내

死月로 읽혔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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