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아침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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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아침
어느 아침
초봄 아침
연보랏빛 등나무꽃들이 페르골라에 얹혀
페르골라 안으로 나아갈수록
등나무꽃들 안으로 들어갈수록
나는 네 숨소리가
그리워져
쌔근쌔근한 바람은 부푼 사월을 안고
등나무꽃들 파스텔 가루인양 퍼져 나가
넓고
깊게
흩어져
봄그늘은 마치
바닷속 같은데
바다 깊이 가라앉은
폐선의 속 같은데
내 늑골 속으로 가만히 들어오는
다사로운 표정
떠오르는 은빛 기포들
가만히
네 눈망울은 진주알 같아
어제도
오늘도
등나무꽃들은 짙어만 가고
등나무꽃들은 저만치 나를 앞서가고
사월아침은 절정을 향해.......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초팔일은 다가오는데
해인사 대웅전 마당 한모퉁이 우물에는 빈바가지만 대롱거립니다.
이 봄날 아침,
우물 속에 가라앉은 낮달을 건져내려고 이리저리 삿대질을 해보았지만
결국 기포을 내뿜으며 꼬르륵, 꼬르륵,
저 깊은 포말 속으로 폐선처럼 시퍼렇게 가라앉아 버렸습니다.
시를 감상하며 어제 아침 다녀온 해인사의 봄날 아침 풍경을 다시 한번 더듬어봅니다.
평온한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