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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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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5회 작성일 22-04-01 16:48

본문

사이클롭스  



내 왼손 중지 하나가 남들보다 마디 하나 짧은데, 


이 손가락 주변으로 아가미에 이끼 낀 등뼈 없는 물고기들이 모여들곤 한다. 


외눈박이 레드우드 잎들이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돌아눕는다는

내 배꼽 아래 매직 스팟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 경계에 있는 레이크 타호.


그곳에서는, 

새하얀 바위들이 4월임에도 살얼음에 덮여 

눈의 결정들이 

익사한 능선 굴곡 속으로 침투한다고 한다.


나는 어느 날 밑바닥이 없는 보트를 노 저어 

서늘한 에메랄드 안으로 들어갔다.

부서지는 황금빛이 황홀 속에 난자 당하여 

뱃전에 매달리어 삐걱삐걱 울었다. 


저 멀리 벼랑에서는 머리가 없는 

인디언 어머니들이 다리 사이에 아직 뚝뚝 듣는 양수를 길게 흘리며 

갓낳은 아이를 손에 들고 와서 수면 안으로 

집어던졌다.

발바닥에 붙은 비늘을 탁탁 털며 목 쉰 피리소리, 어머니들은 젊었다. 


수면 위로 아이들의 부푼 익사체가 하나 둘 

둥둥 떠올라 왔다.

나는 아직 태아였다. 

심장에 포피꽃잎 하나 붙어

자궁 속은 진홍빛이지만, 

내 왼손중지를 쪼아먹는 까마귀떼들이 

목 없는 어머니들의 심장으로부터 날아오르고 있었다.

나는 새빨갛게 절규하는 

포도알들의 즙을 

투명한 글래스에 담아 단숨에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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