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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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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사이프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02회 작성일 22-02-16 23:58

본문

뽀얀 안개의 휩 싸임 속에

희미한 등불 밝히고

창에 어리는 새악씨 그림자처럼

수줍은 듯 넌 말이 없구나

 

태초에 한 톨의 밀알이 심겨져

생명의 바람이 일고

해안 기슭 어데서나

그 숨소리 드려오누나

 

굴따는 아낙네의 흥겨운 콧노래에

파도가 잠들고

강태공들의 드리운 낚싯줄에

나의 호흡은 멎는다.

 

깎아 세운듯한 기암괴석 사이사이로

층층이 돋아있는 탐스런 나무들과

제철도 망각한 형형색색의 꽃들

여기가 별천지인 듯 꿈에 그린 낙원인 듯

어느 누구의 조각품이기에

저리도 섬세할까

 

그 누가 화필을 휘둘렀기에

장도가 그림인 듯, 그림이 장도인 듯

 

아쉬움을 뒤로 두고

떠나는 이마음

정든 여인들의 생이별이

난 이제야 무엇인줄 알겠네.


★ 장도-전남 완도군 청산면 지리에 딸린 섬

댓글목록

나싱그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시를 읽다 보면
종종 이런 느낌의 시들을
만나지요.
표현이 매끄럽고
마치 운치 있는 그림을 보는 듯.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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