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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는 잠을 데리러 가는 새벽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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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0회 작성일 25-01-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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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는 잠을 데리러 가는 새벽녘


 정민기



 오지 않는 잠을 데리러 가는 새벽녘
 머릿속에 새겨진 꿈이 행여나 지워질까
 불어 가는 바람보다 걸음이 빨라진다
 봄을 기다리는 꽃봉오리 열리기도 전인데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달의 이야기가
 잔잔한 허공 한가운데 떠서 다니고 있다
 둥그스름한 둥지에는 빛이 깃들이고
 낯선 이별 하나 쪼그리고 앉아 반짝거리는
 한구석에 오랫동안 눈길이 머무르다가
 잠시 굽혔던 무릎을 펴는 그 순간
 반쯤 접힌 어둠이 튕겨 달아나고 있다
 아마도 그리움 철썩거리던 어둠이었을까
 바닷가에서 사랑을 건지는 바람의 손길
 침묵을 기다리던 새치를 뽑는 시절
 그 자리가 조금씩 천천히 잊히고 있다
 동백나무 아래 웅크린 고단한 잠을
 어르고 달래서 등에 업고 오는 새벽길
 위로마저 뒤에 감춘 바람이 을씨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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