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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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거리를 배회하던 바람이
하룻밤 묵을 곳을 찾는 저녁
버스 종점에서 분양받은 붕어 몇 마리가
옹기종기 품속을 파고든다
추운 밤 서로의 체온을 합치자는 속셈
같은 시간대에 늘 만나는 사이여서
붕어에게도 익숙한 길
어두운 골목 지나 모퉁이 하나 돌면
안개빛 격자창에 주황색 꽃이 피는 집
잠이 없는 세살배기 딸은 오늘도
아빠와 함께 올 붕어를 기다릴 것이고
세 식구 나란히 누워
붕어와 노는 꿈을 꿀 참이다
댓글목록
안산님의 댓글

꿈처럼 아득한 추억, 설명절을 앞두고 보니 그 아련한 꿈이
새록새록 살아납니다. 즐거운 명절 되시기 바랍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한겨울 퇴근 길 붕어빵을 사서
식지 않게 품 안에 넣고 오던 때가 생각나네요.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안산님의 댓글의 댓글

퇴근할 때면 붕어빵 한 봉지를 사들고 집으로 향하던 생각이 납니다.
어린 딸은 그 빵을 기다리느라 잠도 안자고 기다렸고요. 그렇게 오순도순 살던 기억이
매년 겨울이면 되살아나지요. 세월이 흘러 지금은 거리에서 파는 붕어빵 한 개가
유명 제과점 빵 가격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되었더군요. 격세지감입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또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설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고나plm님의 댓글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 이라는
어느 시인의 시가 생각나는 군요
뿡어빵 자체로도 아득한 추억 한 편을 소환하기 충분한
행간이 더 따뜻하게 채워져 멋진 시 한 편 구워졌습니다
아직 온기가 식지 않은 붕어가 세 마리...
안산님의 댓글의 댓글

고나plm 시인님 제 마음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 이라는 참으로 정겨운 시군요.
바로 그런 정서가 그리워 써본 글입니다. 눈물겨운 추억이지요.
지금도 붕어빵은 있지만 그 시절 그 맛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