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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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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6회 작성일 18-11-23 23:22

본문

낙엽의 길


- 박종영


불안한 흔들림이 길 위로 지나가고
노란 잎들이 순례자처럼 길 떠날 채비를 하는데,
먼 길을 안내하려 쓸쓸한 바람 앞에 서 있는
어미 은행나무가
가기 싫어 투정하는 노란 잎의
성난 얼굴이 두려운가?
앞장서지를 못하고 머뭇거린다.
마지못해 울며 떠나는 잎들의
사설을 맨땅에 묻으면서도
저것들의 갈 길을 바르게 타이르지 못하는데,
함께 굴러가는 목마름의 길 위에 
찬바람이 깃발을 다는 늦가을,
오늘도 상처받은 날이 아니기를 간구하며
떠나는 낙엽의 길에
먼저 와 자리 잡은 푸른 봄이
향기 짙은 꽃잎 돌돌 말아 걸어주며
반기는 타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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